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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가장 작은 지방 정부단위는 바랑가이(Barangay)라고 하는데, 1986년
EDSA 혁명과 1987년 헌법 초안 이후 필리핀 정부의 가장 작은 단위가 되었다.
바랑가이라는 단어는 16세기에 오스트로네시아어족이 보트를 타고 필리핀으로
이주했을 때 탔던 범선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말레이어로 범선을
'Balangay'라고 하는데, 이 바랑가이 배를 타고 필리핀으로 이주했던 사람들은
일종의 공동체 생활을 했다고 한다. 좁은 배 안에서의 시간과 낯선 땅에서 정착
해야 하는 괴로움을 공동체 생활로 이겨낸 것이다. 덕분에 초창기 바랑가이는
50명에서 100명 남짓한 비교적 작은 규모로 시작되었다. 이들은 보통 해안이나
강가에 거주지를 마련하고 살았다는데 식수 보급 문제를 해결하고 생계를 위해
낚시를 하기 위해서였다. 초창기 정착 생활의 험난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에는
거주했었던 해안과 강가를 따라 여행을 하며 세력을 넓히기도 했다. 가끔 나이가
많은 어르신 중에서 동네를 바리오(Barrio)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리잘파크를
루네타 파크라고 부르듯 새로 바뀐 이름을 쓰지 않고 옛날에 부르던 이름을 그대로
쓰기도 하는 것이다. 이미 1974년에 페루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이 바리오라는
이름을 모두 바랑가이로 바꾸도록 했지만 옛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참고로 바리오는 스페인어로 이웃을 뜻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바랑가이는 2019년 6월 30일 기준 전국에 42,045개로 나뉘어져 있다.
바랑가이는 우리나라고 치면 주민자치단체나 읍면사무소와 유사하다.